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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감" "개념없는 연예인"...김기현은 왜 네거티브 투사가 됐을까

도야지의정보 2023. 9. 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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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2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사단법인 문화자유행동 창립기념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왜 거칠어졌을까. 최근 그는 "사형"이나 "단식쇼" "개념 없는 연예인"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불과 2주일 전 당 연찬회 폐회식 발언에서 마이크를 잡고 "부정적 캠페인보다 긍정적 캠페인으로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모습과 비교해보면 180도 달라졌다.

지난 9월 7일 뉴스타파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그는 "사형에 처해야 할 국가반역죄"라고 발언하며 주목받았다. 지난 10일에는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 "사전에도 없는 출퇴근 단식 쇼, 당당한 꼼수, 망신스런 혁신, 부정부패하는 민주화 등등 언어유희의 극치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최근에는 지난 12일 문화예술인 단체가 개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를 겨냥해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인 언급을 넘어서 비판의 화살을 연예인에게까지 쏘며 전선을 확대한 모양새다. 김윤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비판적인 글을 남긴 바 있다.

용산의 흐름 안 따라갈 수 없어

이런 김 대표의 행보는 어떻게 봐야 할까. 김 대표는 당 대표로 출마하면서 자신의 장점 중 하나로 '대야(野) 투쟁력'을 내세웠다. 민주당과 고소·고발로 싸운 유일한 후보란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렇게 출범한 김기현호(號)의 대야 투쟁력과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여야 스펙트럼 간극이 너무 넓으면 점잖게 얘기한다고 되지 않는다"며 "전사가 돼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그런 흐름에 맞춰 존재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보다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이고 용산이 당보다 우위다. 그동안 김 대표가 강경 기조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뚜렷한 총선 승리 전략이 없는 가운데서 용산의 흐름을 안 따라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일 "제일 중요한 건 이념이다"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이념 전선을 강화하는 발언을 했다. 최근 불고 있는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논란에도 이런 이념 중시 발언이 영향을 준 부분이 적지 않다.

강성 이미지를 덧씌운 김 대표의 발언이 여권에 어떤 이득을 줄 지는 따져봐야 한다. 개인의 존재감 과시와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지만 외연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자기 진영을 향한 비토를 줄이고 상대 진영의 결집을 막는 게 선거에서는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월 11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국가 기강을 흔드는 사건은 맞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절제된 단어를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원본 : https://naver.me/xXEdMv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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