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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은퇴 코앞까지”…손흥민, 10초 침묵뒤 꺼낸 말

도야지의정보 2024. 3. 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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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의 약속…몸이 되는 한 대가리 박고 열심히 하겠다” 진심 전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한국 손흥민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와 팬분들의 약속이잖아요. 그걸 꼭 지키고 싶고, 제가 이런 약한 생각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과 홈 경기를 1대 1 무승부로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했었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돌린 건 ‘팬들’ 때문이었다고 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달 아시안컵 4강 탈락 직후 “내가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먼저인 것 같다”고 말해 대표팀 은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발언에 대한 설명을 묻는 말에 손흥민은 10초간 머뭇거리며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침묵을 깬 손흥민의 첫 대답은 “되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였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손흥민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대표팀이라는 자리를 한 번도 당연하게 생각한 적 없다. 매번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면서도 “나 개인만 생각했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진짜로 그런 심경이 코앞에까지 갔다. 은퇴한 많은 선수에게 정말 질문도 많이 하고 조언도 구했는데,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아직 어린 저한테는 분명히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만큼 사랑을 받는 축구선수는 사실 드물다고 생각한다. 축구선수로서 그렇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도 이렇게 사랑을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면서 “정말 그분(팬)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 동료들이 그런 걸 다 떠안게 해도 될지도 생각했다. 저로선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런 선택에 있어서 많은 팬분 또 많은 가족분 또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많은 응원을 받아서 정말로 큰 힘이 됐다”며 “그때도 얘기했다시피 어디까지나 저와 축구 팬분들의 약속이다. 약속을 꼭 지키고 싶고 제가 앞으로 이런 생각을, 좀 약한 생각을 다시는 안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전반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뒤 주민규와 미소 지으며 코너를 향해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정말 제가 몸이 되는 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김)민재가 (앞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듯이 대가리 박고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손흥민이 조언을 구한 이들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FC서울의 주장 기성용, 차두리 전 국가대표팀 코치 등 국가대표 선배들과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등이었다고 한다. 그는 “저한테 항상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분들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다. 이 자리를 빌려 조언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선취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최근 태극마크를 놓고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날 태국전은 아시안컵 하극상 논란 이후 치러진 첫 A매치였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차세대 간판으로 꼽히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의 물리적 충돌 사실이 알려진 뒤 적잖은 심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 직후 그는 토트넘 구단 채널과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한 주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손흥민은 탁구게이트 등 각종 풍파에 휩쓸렸던 대표팀이 이제 봉합되고 있다고 확언했다. 이날 손흥민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는 무승부로 끝났으나, 손흥민은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손발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 팀워크를 보여줬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봤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뒤 한국 손흥민과 이강인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뭉쳐서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했던 게 오늘 경기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경기에 뛰는 선수, 뛰지 않는 선수 모두가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강인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게 즐겁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강인은 이날 후반 17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교체로 투입돼 공격 흐름을 바꿔놨다. 손흥민은 “강인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전환했다고 생각한다”며 “강인 선수가 선수로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부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같이 뛰면 즐겁다”고 얘기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뷰를 마친 이후 손흥민은 홀로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일일이 인사했다. 변함없이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향한 감사의 의미로 읽혔다. 이날 상암 구장에는 6만5000명에 가까운 만원 관중이 동원됐다.

황선홍호는 22일 태국으로 출국해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9시30분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아시아 예선 4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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