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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병곤 판사 명예훼손 판결 35건 중 실형은 ‘정진석 사건’이 유일 본문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례적 중형인 징역 6개월을 선고한 박병곤(38) 판사가 법관 임용 이후 관여한 명예훼손 판결 총 35건 중에 실형(實刑)을 내린 경우는 정 의원 사건이 유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33건은 벌금이나 무죄였고, 다른 1건은 집행유예였다.
박 판사가 고교·대학 때뿐 아니라 판사가 된 뒤에도 현 여권을 비판하고 야권을 옹호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정치 성향이 정 의원 판결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픽=이철원
◇명예훼손 재판 총 35건, 정 의원만 실형
박 판사는 사법시험 51회에 합격해 사법연수원과 군 법무관을 마치고 지난 2015년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광주지법, 수원지법의 합의부 배석판사를 거쳐 올해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 단독판사로 재직 중이다.
25일 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박 판사가 관여한 명예훼손 재판은 모두 3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1건은 항소심 배석판사로 1심에서 올라온 사건을 다룬 것인데 벌금형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죄 6건, 집행유예 1건 등으로 나타났다.
박 판사가 단독판사로 판결한 명예훼손 사건은 4건이다. 앞서 벌금 2건, 공소기각 1건에 이어 이번에 정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그가 8년간 법관 생활을 하면서 명예훼손 재판에서 실형을 내린 것은 정 의원 사건뿐이다.
◇비슷한 사건에선 집행유예
박 판사가 배석판사로 관여한 집행유예 사건과 단독판사로 진행한 정 의원 실형 사건은 ‘공인(公人)’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또 두 사건은 모두 비방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에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집행유예 사건의 피고인은 한 지역 신문 기자였는데 그는 공기업 사장을 상대로 ‘성적으로 문란하다’ ‘여성들과 내연 관계에 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단체 채팅방에 여러 차례 퍼뜨린 혐의를 받았다. 같은 내용의 기사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 박 판사가 속한 수원지법 형사 2부는 비방 목적, 허위 사실 유포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했다는 이유로 실형은 내리지 않았다.
반면 정 의원의 경우 검찰이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지만 박 판사는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한동훈 법무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벌금 500만원, 세월호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차명진 전 의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1심에서 선고받은 바 있다. 비슷한 혐의인데도 정 의원은 이례적인 중형을 받은 것이다.
한 변호사는 “박 판사는 노 전 대통령을 공인으로 볼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명예훼손 인정 범위를 넓히는 법리를 적용했다”면서 “정 의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는데도 형량 결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법관이 맡아도 같은 결과 나와야”
박 판사와 관련해 대법원은 지난 15일 사실 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도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들이 박 판사에 대해 질문하자 “법관은 언제나 재판에 대한 공정성이 우려될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법원이 정치화하면서 판사의 이념 성향에 따라 판결이 들쭉날쭉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이와 관련,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대전고등법원장이던 작년 4월 “사람에 따라 판결이 달라져서는 안 되고 어떤 법관이 맡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야 신뢰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법관은 특정한 정치적, 가치적 입장에 지나치게 관련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원본 : https://naver.me/5IT2xd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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