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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과 함께 온 기침, 약 먹어도 낫질 않네…이유 있었다 본문
알레르기 비염과 동반된 만성 기침에 흔히 쓰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기침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이지향 교수 연구팀은 2021~2022년 알레르기 비염으로 3주 이상 기침이 지속돼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49명을 무작위로 나눠 한 집단(25명)은 2주 동안 항히스타민제를, 나머지 집단(24명)에는 위약을 복용시켰다.
이후 기침과 관련된 삶의 질에 대한 질문에 환자가 응답하는 레스터 기침 설문(LCQ)을 실시한 결과,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2주 후 설문 점수가 치료 전후 평균 12.49점에서 15.94점으로 3.45점 높아졌고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12.77점에서 15.81점으로 3.04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기침 관련 삶의 질이 상승한 정도가 거의 비슷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레스터 기침 설문 점수가 5점 이상 크게 개선된 환자 비율도 항히스타민제(36%)와 위약(32%) 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 밖에도 증상 정도를 환자 스스로 100㎜ 가로선에 표시하는 시각 아날로그 척도(VAS)를 활용해 기침, 목 이물감의 중증도를 측정한 결과 두 집단 모두 호전됐다고 보고했지만, 이 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기침 중증도 시각 아날로그 척도 점수는 항히스타민 집단이 평균 31점, 위약은 평균 25점 낮아졌다. 목 이물감 시각 아날로그 척도 점수도 항히스타민제 복용 집단은 평균 28점, 위약 복용 집단은 평균 27점 떨어져 서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사진 왼쪽), 이지향 교수./사진=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기침을 일으키는 기전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항히스타민제 등 비염 치료제가 사용돼 왔다. 특히, 기존 항히스타민제가 갖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없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물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내약성이 우수해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환자에게 흔히 처방됐다.
그러나 2세대 항히스타민제의 기침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적절한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이번 연구는 위약 대조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 만성 기침 치료에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송우정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 기침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문제인데,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흔히 처방되고 있었다"면서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알레르기 비염의 표준 치료제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만성 기침 조절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가 만성 기침 환자에서 불필요한 약제 사용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고 추후 기침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송 교수는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는 유럽호흡기학회 온라인 학술지인 '유럽호흡기저널 오픈 리서치'(ERJ Open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원본 : https://v.daum.net/v/20231116103738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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