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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시장 한 달에 ‘1만 대’도 못 팔아...살아날 수 있을까

도야지의정보 2023. 10. 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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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아이오닉 5 생산공장. 현대차 제공.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며 지난 8월 국내에서 팔린 순수 전기차(EV) 판매 대수가 1만 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고 자동차 업계는 할인 판매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둔화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9624대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전기차 판매량이 3만67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판매량이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올해 1~8월 전기차 판매량도 10만15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7077대)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이후(1~8월 기준) 매년 전기차 판매량이 2배씩 늘었던 것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화했다.

올해 순수 전기차(EV) 판매대수는 지난 2월 3만670대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8월에는 판매대수가 1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당해 보조금 정책 발표 전인 1월과 당해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는 12월이 가장 적게 팔린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2월 이후 판매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지자체별로 집행되지 않은 전기차 보조금이 상당한 수준이다. 예컨대 서울시는 올해 전기 승용차 1만3688대에 지급할 보조금을 마련했지만 9월 기준 보조금이 지급된 전기차는 5643대다. 보조금 집행률은 41.2%로, 전체 보조금의 절반도 쓰지 못했다. 대전은 올해 전기차 6086대에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지만 보조금이 집행된 전기차는 1352대로, 집행률이 22.2%에 그쳤다. 인천과 대구의 보조금 집행률도 각각 33.3%, 42.2%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을 감내하면서도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들은 최근 1~2년 사이에 이미 전기차를 장만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제는 충전 인프라 살펴보고 유지비·기름값 계산하고 가격 따져보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상자가 되면서 전기차 판매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전기차 시장에는 까다로운 소비자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보조금은 줄고 가격은 상승하면서 전기차 구매 부담이 커졌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롱레인지 2WD’는 2021년 판매 가격이 4980만원으로, 국가 보조금(8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200만원·서울시 기준)을 받으면 3980만원에 살 수 있었다. 올해 아이오닉 5 동일 트림의 판매가는 5410만원으로 책정됐고, 국가 보조금(68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180만원)을 받으면 4550만원을 줘야 구매할 수 있다. 2년 사이 구매가가 570만원 오른 셈이다. 내년에는 보조금 액수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아파트 단지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충전 인프라도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자동차를 새로 구매하려는 40대 ㄱ씨는 “휘발유 가격 등 부담에 전기차를 알아봤지만 필요할 때 충전하는 일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도 전기차 충전기가 3대뿐이라 경쟁이 치열한데, 전기차를 타고 명절에 본가에 갈 생각까지 하니 (본가 근처에 충전소가 없어) 아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최근 충전요금이 계속 오르는 것도 전기차만의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기아는 최근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경형 전기차 레이 EV를 출시했다. LFP 배터리는 가격 변동성이 심한 니켈, 코발트가 포함되지 않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KG모빌리티도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장착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토레스 EVX를 출시했다. 보조금을 받으면 레이 EV는 2000만 원대 초반, 토레스 EVX는 3000만 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테슬라 등 해외 업체들의 전기차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한편, 정부도 연말까지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한시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25일 환경부는 올해 안에 자동차 제조사가 기본가격 5700만원 미만의 차량을 할인해 판매할 경우,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로 지급기로 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 5·6, 코나 EV, EV6, 니로 EV 등을 120~400만원 할인하는 ‘EV 세일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다만 다른 국내 제조업체들은 할인 행사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전기차 가격을 상당히 낮춰 판매가를 정했다”면서 “추가 할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는 “2만5000달러(약 3400만원)에서 3만 달러(4000만원) 수준의 저가형 전기차가 올해 말 혹은 내년 중 보급될 예정”이라며 “사양이 높지 않은 저가형 전기차가 등장하면 이를 세컨드카(두 번째 차)로 구매하려는 이들이 늘어나 전기차 판매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본 : https://naver.me/Gzg7Qh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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